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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출의 화쟁 루트(和諍 Route)

  • (8-3화) 서울올림픽 유치와 ‘차붐 신화’에도 힘 보태
  • 운영자
    조회 수: 394, 2015.09.05 20:20:56
  • 88올림픽-kbs캡처.jpg

    <88올림픽의 한 장면-KBS 캡처>

     

    “세울 코리아(Seoul Korea)!”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됐던 1981년 9월30일 오후 4시,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州)에 위치한 도시 바덴바덴. 스페인 출신의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Juan Antonio Samaranch)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제24회 올림픽 개최지로 대한민국 서울을 선언했다. 총회장에 있던 한국 대표단은 두 손을 올리며 환호했고, 서로를 얼싸안았다. 서울이 일본 나고야(名古屋)시를 52대 27로 물리치고 올림픽을 극적으로 유치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을 세계에 알린 1988년 서울올림픽. 서울올림픽이 유치되기까지 기업인으로서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정부 측 인사로는 박종규(당시 대한체육회 회장)씨와 노태우 전 대통령(정무2장관) 등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의 활약은 눈부신 것이었다. 1981년 5월 올림픽유치 민간추진위원장을 맡은 그는 그해 9월15일 유럽에 도착, 올림픽 유치활동을 진두지휘하며 최선을 다했다. 오전 5시에 일어난 그는 7시부터 전략회의를 시작으로 IOC위원 성향분석을 기초로 개별 홍보활동을 벌였다. 특히 중동, 아프리카 등 저개발 IOC위원을 집중 공략해 몰표를 얻어내는 데 기여했다(정주영, 1986, 331-333쪽; 1991, 191-201쪽 참조).

     

    이 과정에서 적지 않게 힘을 보탰던 파독광부와 간호사 등 교포사회의 노력은 아직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한국 대표단의 통역을 맡았다. 매일 바덴바덴 거리를 청소했다. 특히 파독 광부들은 IOC위원이 머물고 있던 브래노스파크 호텔 주위를 청소하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 김문규의 기억이다.

     

    “파독 광부를 비롯한 교민들은 바덴바덴 시를 매일 청소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고, 한국의 올림픽 유치 당위성을 주장하곤 했다. 동네마다 코리아를 연호하는 등 정서를 완전히 한국 쪽으로 돌려놨다.”

     

    프랑크푸르트화랑팀내한19800611서울운동장축구장.jpg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해 한국인의 긍지를 높인 차범근 선수의 성공 뒤에도 파독 광부의 땀이 있었다. 소위 ‘차붐 신화(神話)’는 차범근 선수의 성실한 자세와 뛰어난 경기력뿐만 아니라 파독 광부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차범근은 1980년대 독일 축구 분데스리가에서 하나의 전설이었다. 1979년 프랑크푸르트 유니폼을 입고 분데스리가에 데뷔해 1989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은퇴할 때까지 308경기에서 98골을 터트렸다. 이 기록은 1999년까지 분데스리가의 외국인 최다 득점기록으로 유지됐다(강준만, 2000, 161-170쪽 참조). 심지어 차범근을 노래한 시까지 나올 정도였다. 에크하르트 헨샤이트(Eckhard Henscheid)가 1979년 쓴 시 「차범근 찬가(Hymne auf Bum Kun Cha)」의 일부다(김화성, 2006.7.11, 67쪽 재인용).

     

    축구 신의 은총은 놀라워라.

    아무도 몰랐노라, 언제 그리고 어디서

    그가 푸스카스와 펠레와 겜페스 후임으로

    선택받은 자를 새로 보내줄지.

    하지만 신은 학수고대하는 자신의 백성을 잊지 않고,

    인도와 갠지스 강을 건너 아주 먼 나라로

    탐색의 눈초리를 번뜩였노라.

    그곳에는 오래 전부터 남자들의 기상과 고상한 기운이

    꽃피우고 있으니.

    용맹스런 코리아여! 당신은 우리에게 차를 보내주었노라!

     

    광산 노동자들은 차범근이 프랑크푸르트에 입단하기까지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 파독 광부 출신으로 재독 한인연합회장을 역임한 여우종이 차범근의 프랑크푸르트 입단에 앞장섰고, 장재인을 비롯한 많은 파독 광부들이 거들었다. 차범근은 당시 군 복무 중이었기에 독일 진출이 여의치 않았다. 이에 여우종을 비롯한 파독 광부들은 독일 현지에서 서명운동을 벌여 그의 독일 진출을 촉구했다. 정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차범근의 독일행이 이뤄졌다.

     

    차범근이 독일에 온 것은 1978년 12월. 여우종 등은 1979년 “차범근이 분데스리가 브레멘에서 테스트를 받게 됐는데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파독 광부를 불렀다. 여우종 등 파독 광부들은 논의 끝에 브레멘 대신에 프랑크푸르트에서 테스트를 받도록 주선했다. 홍종철의 증언이다.

     

    “차범근이 프랑크푸르트로 오기 전, 여우종이 차범근의 입단을 놓고 브레멘의 매니저 로디 어사우어와 상담을 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다행히 프랑크푸르트의 ‘코치 트레이너’였던 슐체와 얘기가 잘 됐다. 그는 한국에서 열린 국제경기에서 화랑팀 소속으로 뛰던 차범근을 눈여겨봤던 것이다. 여우종은 이때도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장재인 등 파독 광부들은 차범근이 입단 테스트를 받는 동안 불고기를 하루 세 번씩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 선수 수준의 체격과 체력을 유지시켜주기 위해서다. 또 잔디구장에 익숙하지 못한 그를 위해 잔디가 깔린 쾰른의 얀 베세(Jahn Wiese)에서 연습하도록 알선해 줬다(장재인, 2002, 214쪽 참조).

     

    특히 차범근이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뛰게 되자, 파독 광부 등은 주말이면 축구장을 찾아 응원했다. 분데스리가 데뷔 후 첫 원정 경기인 뒤셀도르프와의 경기에서 재독한인회는 50인승 전세버스로 응원을 가기도 했다.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처음 독일어가 능숙하지 못했던 차범근의 통역을 해준 것도 파독 광부들이었다. 파독 광부 이석문과 홍종철 등이 차범근의 통역을 맡았다. 1980년부터 3년간 차범근의 통역을 했던 홍종철의 얘기다.

     

    “1980년 어느 날. 프랑크푸르트 감독 프리델 라우쉬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번 만나자고 했다. 프랑크푸르트구장 옆 퀸스호텔로 갔다. 라우쉬 감독과 함께 우드 클루 팀매니저, 차범근 3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드 클루는 ‘차범근이 축구는 잘 하는데,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처음 몇 개월 (통역을) 하기로 했는데 3년을 하게 됐다. 집을 구하면서 계약서다 뭐다 하며 여러 뒷바라지도 했다.”

     

    차범근은 1953년 5월22일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경신중, 경신고와 고려대 체육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12월25일 다름슈타트와 6개월간 가계약을 맺고 보쿰전에서 77분간 출전을 시작으로 분데스리가에서 10여년간 활약했다. 차범근은 데뷔 첫해인 1979년 12골을 넣으며 득점 7위에 오른 이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을 거쳐 1989년까지 308경기에 출전, 98골을 기록했다. 특히 1980년과 1988년 소속팀인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을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에 올려놓았다(강준만, 2000, 161-170쪽 참조).

     

    차범근은 1972년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로 첫 A매치에 출전한 이래 1986년까지 모두 127회 출전, 57골을 기록했다. 국가대표팀 감독과 한국프로축구 수원 삼성 감독 등을 역임했다. 아내 오은미씨 사이에 2남 1녀가 있으며, 1남 차두리 선수도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뒤 한국프로축구 서울FC에서 뛰고 있다.

     

     

     

    <참고 자료>

    MBC다큐 <20세기 아시아 최고의 축구영웅 차범근, 독일의 코레아노 차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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