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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출의 화쟁 루트(和諍 Route)

  •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세계일보에 실린 [독일아리랑] 서평(2016. 1. 9)
  • 운영자
    조회 수: 221, 2016.01.09 14:23:54
  •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세계일보에 실린 [독일아리랑] 서평(2016. 1. 9. 15면)

     

    1960, 70년대 이역만리 독일의 지하 1000m 갱도에서 살인적인 석탄가루와 더위 속에서 60kg짜리 쇠동발을 수없이 뽑고 다시 세우며 땀과 눈물을 쏟았던 한국인 광부들. 사진은 한국인 광부들이 채탄 작업을 끝낸 뒤 지하 갱도에서 동료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어데 하늘에서 돈다발 같은 거 안 떨어지나?”

     

    지난해 1000만 관객이 찾으며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는 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걱정하며 이렇게 말한다. 생선 궤짝을 나르던 덕수가 고민 끝에 선택한 건 ‘파독 광부‘였다.

     

    1960∼70년대 우리의 ‘덕수’들에게 파독 광부와 간호사는 희망이었고 탈출구였다. 그들이 독일에서 벌어들인 돈은 남동생의 학비, 여동생의 생활비가 됐지만 국가 경제적으론 소중한 외화 자본이며 ‘한강의 기적’을 만든 ‘종잣돈’이었다.

     

    2만여명의 파독 광부 및 간호사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은 국내에 그대로 송금됐다. 송금액은 1965∼67년 외환보유액의 2% 수준. 당시로선 큰 돈이었다.

     

    영화 속 덕수처럼, 대한민국의 똑똑하고 건강한 젊은이 7936명이 1963년 12월부터 1977년까지 독일로 날아가 지하 1000m에서 땀과 눈물을 쏟았다. 그들 대부분은 ‘동발공’이었다.

     

    당시 독일의 광산 기계화 수준은 높았다. 지하 1000m 막장에서 석탄을 자동적으로 파나가는 ‘호벨(Hobel)’이 굉음과 함께 1∼3m 두께의 탄층을 위아래로 파들어가고 석탄이 떨어지면 전차바퀴 같은 철판 ‘판처(Panzer)’에 실어가는 방식이었다. 동발공들은 바로 호벨과 판처가 앞으로 나가면 바닥과 천장 사이에 생기는 빈 공간의 붕괴를 막기 위해 재빨리 막장 후미에 세워진 쇠동발을 빼내 옮겨 세우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정신없이 삽질을 하면서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문질렀다. 갑자기 무리를 한 탓에 허리에 통증이 와서 조심스레 허리를 폈다. 그 순간 달도 보이지 않는 지하 1000m 막장 안에서 어머니가 떠올랐다. 언젠가 무릎 위에 나를 누이며 귀지를 파내 주며 ‘2대 독자인 장씨 집안에 시집와 너를 낳고 시집살이가 훨씬 수월해졌다’며 ‘너는 나의 은인’이라고 좋아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던 어머니였다. 그 지독하다는 해병대 훈련소에서도 보이지 않던 눈물이었다. 한 삽질에 눈물 한 방울, 두 삽질에 눈물 또 한 방울! 마음속으로 고향에 계신 어머니와 가엾은 동생들이 떠올라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비슷한 시기인 1966년부터 1976년까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1만226명도 파독됐다. 파독 간호사들은 ‘백의의 천사’ ‘연꽃’으로 불리며 많은 외화를 송금했다. 이들 또한 적지않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환자를 목욕시키는 일도 많은 한국 간호사를 울렸다. 여자 환자는 전신 목욕을 시켜줘야 했고, 일부 근력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 두 다리를 간호사 어깨 위에 올리고 씻겨줘야 했다. 특히 덩치가 큰 남자 환자의 경우엔 더 힘들었다. 마치 파독 광부가 쇠동발을 붙잡고 울 듯이, 그녀들은 남성 환자를 목욕시키며 펑펑 눈물을 쏟아야 했다.”

     

    이 책은 그들의 알려지지 않은 땀과 눈물을 조명, 한강의 기적의 첫 주역으로서 온전히 복원했다. 구체적인 묘사와 생생한 터치는 압권이다. 책에는 서독 차관 교섭과 광부 파독의 관계에 대한 논의 경과와 핵심 쟁점이 망라돼 있다. 3년간 막장 근무를 마친 뒤 귀국한 고 김태우 신영필름 회장의 파란만장한 삶도 소개된다.

     

    특히 출간 이후 큰 화제를 낳았던 ‘한국가발의 신화’를 쏘아올린 주인공이 이구희씨임이 처음 나온다. 책은 우리의 현재를 구성하는, 과거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담고 있다. 김신성 기자 sskim@segye.com

     

    파독 간호사들도 1960, 70년대 독일의 병원 곳곳에서 땀과 눈물을 쏟아내며 신화의 동반자가 됐다. 사진은 한 파독 간호사가 독일의 병원에서 간호업무를 하는 모습.

     

    [세계일보] _참 많이도 울었습니다__문화_출판 15면_2016010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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