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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출의 화쟁 루트(和諍 Route)

  • 임기 3년차 저주와 흑묘백묘론(2019. 1. 23)
  • 운영자
    조회 수: 40, 2019.04.17 21: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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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 3년차 저주와 흑묘백묘론(2019. 1. 23)


    지지율은 빠지고, 여당 일각에선 반기를 든다. 관리가 철저하지 못하면 자칫 측근 또는 권력형 비리가 터질 수도 있다.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시작된 1987년 이후 정권은 임기 3년차에 분수령(分水嶺)을 맞곤 했다. 당정 간의 균열과 지지층의 이탈, 비주류의 도전, 정권견제론의 작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3년차의 저주’라고 규정했겠는가.

     

    문재인 정권은 과연 임기 3년차의 저주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일단 조짐은 좋지 않다. 지지율은 상당 기간 70%를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왔지만, 3년차를 맞는 올해 40%대에 머물고 있다. 일시적이지만, 국정운영 부정평가율이 긍정평가율을 넘어서기도 한다. 국정의 한 축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파열음이 잇따른다. 86그룹 송영길 의원의 공개적인 탈원전 이견 제기와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투기 의혹, 서영교 의원의 재판청탁 의혹, 이른바 ‘송혜교 스캔들’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내몰려 있다.


    하나같이 난제들이다. 지지율은 일시적인 반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하향세를 면하기 어려운 게 그동안의 경험칙이다. 탈원전 정책은 큰 방향성에 대해 아직 동의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손 의원의 경우 역사문화공간의 보존이라는 선의와 그 방법이 맞았느냐를 두고 여론이 엇갈린다. 서 의원은 본인이 의혹을 적극 부인하지만 검찰 수사로 난처한 입장이다. 

     

    잘 대응해야 할 것이다. 야당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고, 국민에게도 이해와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단히 뛰어야 할 것이다.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진솔하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도 마련해야 한다. 자칫 잘못 대응하거나 관리할 경우 어마어마한 타격과 후폭풍이 일 수 있다.

     

    임기 3년차의 저주를 풀 핵심은 무엇인가. 현안 대응과 관리, 국민 소통과 야당 협치 등이 자주 거론된다. 물론 중요하지만, 키는 경제라고 생각한다. 지지율이나 정권 재창출은 대체로 경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현대 정치가 이를 웅변하기도 한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을 비롯해 각종 스캔들로 탄핵 직전까지 내몰렸지만,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모두 채운 첫 번째 민주당 대통령이 됐다. 원동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근저에는 경제가 자리한다. 그는 1990년대 장기 호황을 이끈 덕분에 재선은 물론 임기를 완주할 수 있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그의 대선 캐치 프레이즈가 명언인 이유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각종 우익적 행보에도 오는 11월이면 가쓰라 다로(桂太郞) 전 총리(2886일)를 넘어 최장수 일본 총리로 등극을 예고하게 된 것도 역시 경제의 힘으로 분석된다. 그는 집권 초부터 아베노믹스를 통해 20년 장기 불황을 극복하면서 그 길을 닦았다.

     

    다행인 것은 문 정권이 새해 들어 경제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거다. 지난 7일 중소 벤처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어 지난 15일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격의 없는 얘기를 나눴다.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선 어느 때보다 경제를 강조했다. 총리와 각부 장관도 이에 발맞춰 민생행보를 벌이고 있고 집권 여당도 가세하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아직 불만의 목소리를 내거나 불안의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 것도 사실. 과감한 정책 도입뿐 아니라 방향 자체를 돌리라고 목청을 높이는 경우도 적잖다. 정반대 방향이었지만, 1980년대 초반 영국 보수당의 마거릿 대처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자 노동당이 정책 유턴을 외치던 때와 대비된다. 단순히 소통을 잘 하거나 야당과의 협치로 해결될 수준을 넘어서는 이유다. 특히 정책 고수이든, 정책 유턴이든 진보와 보수의 가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할 뿐 아니라 방법이 아닌 이젠 ‘결과’를 가지고 얘기해야 한다는 점이 더욱 힘든 점이다.

     

    덩샤오핑은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면서 ‘흑묘백묘론’을 강조하곤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黑猫白猫住老鼠就是好猫)라는 취지다. 집권 3년차를 맞는 문 정권 또한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 정신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첫 집권은 혁명이나 거대 담론으로 가능하지만 성공이나 재집권은 경제가 받쳐주지 않으면 어렵다.

     

    *이 칼럼은 [세계일보]의 <데스크 칼럼>에 실린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335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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