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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출의 화쟁 루트(和諍 Route)

  • <작곡가 진은숙> 수년째 ‘아르스 노바’ 여는 작곡가
  • 운영자
    조회 수: 1998, 2017.09.29 09:24:38
  • 2005년 5월 초. 작곡가 진은숙(50)은 “만나고 싶다”는 전화 연락을 받은 뒤 서울 하얏트호텔로 나갔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명훈은 그에게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같이 일하자고 했다. 정명훈은 어릴 때부터 존경하던 음악가였기에 그는 뛸뜻이 기뻤고 기꺼이 승락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덧붙였다.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곡뿐만 아니라 국내 음악인이나 관객들을 위해 현대 음악이나 새 형태의 음악에 대해 정보나 공감을 주는 프로젝트도 하고 싶어요.”

     

    돌아온 대답은 “원하는 대로 해보세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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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다양한 현대 음악의 조류를 보여주는 ‘아르스 노바’ 기획 프로젝트의 주역인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 진은숙씨. 그는 “기회가 닿는다면 조수미씨와 같이 무대도 만들고 싶다”고 아주 환하게 말했다. 서울시향 제공

     

    정명훈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승낙했고, 그는 이후 1년 가까이 준비한 끝에 다양한 현대 음악의 조류를 보여주는 ‘아르스 노바’ 기획을 탄생시켰다. 올해 6년째 ‘아르스 노바’를 이끌어온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을 서울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만났다. 답변은 거침 없으면서 매우 솔직했다. 오히려 시간 부족이 안타까웠다.

     

    ―20일에 이어 22일에도 공연하는데, 올해 ‘아르스 노바’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요.

    “매번 콘서트마다 테마가 있는데, 이번은 ‘옛것과 새것’이라는 제목으로 현대 음악이지만 옛날 음악을 이용해 만든 음악을 연주하죠. 현대적인 신선함이 있고 옛날에 알던 멜로디를 쓰기 때문에 청중들이 다가가기 쉬울 것 같아요. 20일 실내악 콘서트도, 22일 오케스트라 콘서트도 그렇죠.”

     

    ―22일 공연에 대한 기대가 특히 큰 것 같던데요. 

    “그럴 거예요. 알아듣기 쉬운 곡으로 골랐죠. 슈베르트의 미완성 C장조 소나타가 있고, 제 음악 중 가장 듣기 쉽다는 ‘첼로 콘체르토’를 포함했어요. 또 지난해 작고한 프랑스 작곡가의 곡도 넣었고요. 언젠가 이 사람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작고해서 포함했어요.” 

     

    이번에 연주되는 크리스토프 베르트랑(1981∼2010)의 곡은 12분짜리 ‘마나’. 그는 베르트랑에 대해 “젊은 나이에도 방대한 곡을 작곡한 천재적인 작곡가”라고 평했다. 특히 그의 첼로 협주곡은 독일 출신 첼리스트 알반 게르하르트의 연주로 아시아에서는 초연될 예정. 진은숙이 BBC 프롬스의 위촉을 받아 작곡한 곡으로, 게르하르트가 2009년 프롬스에서 초연했다. 영국 언론은 당시 “첼로 협주곡 주요 레퍼토리에 올릴 만한 작품”(가디언)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아르스 노바’가 계속 발전해오고 있다는 평가인데요. 

    “일단 연주자들의 수준이 4, 5년 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된 것 같아요. 이해도도 이전과 옛날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고요. 아무리 어려운 악보를 봐도 하나도 어렵지 않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또 청중들도 고정 팬들이 생겨난 것 같고요.” 

     

    그는 그러면서 ‘아르스 노바’에 대해 “1, 2년 안에 결과를 보는 프로젝트는 아니고 앞으로 10년을 바라보고 간다”며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1961년 태어난 작곡가 진은숙은 경기도 파주와 김포 등에서 개척교회를 일구던 목사의 2남2녀 가운데 둘째딸로 태어났다. 금난여중 시절 음악 선생의 권유로 작곡에 대한 관심을 키운 그는 서울대 음대와 독일 독일 함부르크 등에서 강석희와 죄르지 리게티에게 정통 현대음악을 배웠다.

     

    ―리게티에게서 아주 혹독히 배웠다고 하는데요.

    “그는 이미 세계적인 대가였어요. 음악은 현대 음악인데도 반감이 전혀 가지 않는 음악이었죠. 그런데 그분은 매우 혹독했어요. 삼청교육대에 가서 훈련받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예를 들면 악보를 써가면 쓰레기통 가져다 주면서 ‘이리 버려라’ 하곤 했죠.(웃음)”

     

    그는 혹독한 훈련 끝에 2001년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써 2004년 작곡가들의 노벨상이라는 평가되는 ‘그라베마이어 작곡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곡가로 거듭났다. 

     

    ―동기동창인 조수미가 당신의 곡을 보고 있다는데 같이 공연할 생각은 없는가요.

    “조수미씨와 기회가 되면 당연히 (같이 공연) 해야죠.(웃음)”  

     

    *이 글은 세계일보 2011년 4월21일자 신문기사입니다. 

    http://www.segye.com/newsView/2011042000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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