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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출의 화쟁 루트(和諍 Route)

  • 日 몬주 고속증식로 현장을 가다
  • 운영자
    조회 수: 314, 2015.07.09 14:22:10
  • ‘만일의 사고’에 대한 우려도, 모락모락 피어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거세게 이는 탈원전 여론도 그들을 막지는 못하는 듯했다. 여전히 확신에 찬 듯 부지런히 ‘마이 웨이(my way)’를 걷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후쿠이(福井)현 쓰루가(敦賀)시의 JR 쓰루가역에서 쓰루가만을 끼고 자동차로 25분쯤 달리자 고속증식로 ‘몬주(もんじゅ)’가 눈에 들어왔다. 균열 등을 쉽게 확인하기 위해 페인트칠을 하지 않아 콘크리트의 천연색 그대로였다.

     

    ‘문수보살’을 뜻하는 몬주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혼합산화물(MOX)을 투입해 발전하면 투입량보다 많은 플루토늄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꿈의 원자로’로 불린다. 경수로가 해수로 열을 식히는 반면 몬주는 대기로 열을 식힌다는 점도 다르다. 과학저널리스트 나카무라 마사오(中村政雄)는 책 ‘원자력과 환경’에서 “재처리 공장에서 추출되는 플루토늄은 분열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분열성인 플루토늄도 혼재한다”며 “이것을 효율성 있게 연소시키려면 에너지가 강한 중성자를 사용하는 고속증식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몬주 측은 입구에서부터 신분 확인은 물론 자동차 밑에도 보안기기를 넣어 확인할 정도로 보안을 철통같이 했다. 운영사인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가 이날 한국특파원단에 공개한 곳은 나트륨 실험동과 원자로 옆 터빈실 등 극히 일부였다. 하지만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몬주 측은 방문 4시간 동안 몬주의 안전성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고, 회의실 등에는 ‘의심나는 경우 꼭 연락, 사실 확인의 시간이 걸릴 경우 곧 연락, 징후 확인시점에 우선 연락’ 등의 ‘통보연락 3원칙’ 팻말도 눈에 띄었다. 1995년 8월 발전을 시작한 몬주는 4개월 만인 12월 나트륨이 유출되며 화재가 발생해 10년 만인 2010년 5월 겨우 운전을 재개했다. 하지만 3개월 만인 8월 일부 장치(노내중계장치)가 원자로 안에 떨어지는 사고가 다시 발생해 아직도 가동을 멈춘 상태다.

     

    더구나 지난해 3·11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안전신화가 깨지면서 지진과 쓰나미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몬주 측은 세심한 나트륨 유출대책을 세웠고 지진과 쓰나미에 대비해 나트륨 용기와 사용후 연료저장 시설 등은 해수면에서 21m이상 높이에 설치하고 전원이 상실될 경우 사용후 연료는 동력원이 아닌 공기 중에 냉각되도록 하는 등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했다고 밝혔다.

     

    천문학적인 비용 소요는 ‘성공하면 수천년간 에너지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옥죄고 있다. 몬주에 들어간 돈은 이미 1조엔(약 14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2050년에 실용화에 성공한다고 해도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돈이 들어갈지 모른다. 여기에 연간 유지비만도 100억엔(약 1400억원) 정도 들어간다고 몬주 측은 설명했다. 몬주 한 관계자도 “원자로는 가동할 땐 기계로 움직이면 되는데 멈추고 나면 오히려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 현재 인원은 600여명 정도.

     

    성공에 대한 확신마저 줄면서 미국이나 영국은 이미 고속증식로 개발을 포기했고 독일에 이어 프랑스도 고속증식로 ‘슈퍼 피닉스’ 가동을 중단했다. 이제 몬주만 남은 셈이다. 일각에서 몬주를 국제적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고 있는 탈원전 여론도 고민스럽다. 만약 일본 정부가 2030년 원전 비율을 0%로 결정할 경우 몬주 운명은 미로에 빠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몬주 측은 ‘장래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라늄을 전량 수입해야 하기에 고속증식로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곤도 사토루(近藤悟·61)소장은 “일본은 현재 2030년의 원자력 발전 비율을 논의하고 있지만 고속증식로는 20년 후가 아니라 100년 후에 필요한 시설”이라며 “단기적으로 결정할 게 아니라 자손의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더위 속에서 몬주의 고민도 점점 깊어가고 있었다. 쓰루가=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사진 설명>

    향후 수천년간 일본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꿈의 원자로’로 불리는 일본 후쿠이(福井)현 쓰루가(敦賀)시에 위치한 고속증식로 ‘몬주’. 끊이지 않는 사고와 천문학적인 비용 등으로 깊은 고민을 상징하듯 콘크리트색이 선연하다.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혼합산화물(MOX)을 투입해 발전하면 투입량보다 많은 플루토늄을 배출한다는 몬주 고속증식로의 모형.

     

    김용출(2012. 9. 3). [세계는 지금] 日 몬주 고속증식로 현장을 가다. [세계일보], 2012년 9월3일자, 12면.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2/09/02/20120902021369.html

     

    안전신화 깨지며 원전위주 연료정책 전면 재검토

     

    일본의 원자력 정책이 기로에 섰다. 지난해 3·11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일본 내에서 ‘탈(脫)원전’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데다가 최근 원자력기본법의 원자력 이용목적에 ‘안전보장’ 항목을 추가함으로써 주변국으로부터 핵무장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1955년 원자력기본법 제정 이후 꾸준히 원자력을 확대해 왔다. 도카이무라(1977∼2006)와 롯카쇼무라 등 재처리시설과 닌교토우게(1988∼2001)와 롯카쇼무라(1992년∼ ) 등 우라늄 농축시설을 갖췄고 1995년 10월 ‘원자력정책대강’ 발표 이후에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다시 연료로 이용하는 ‘핵연료주기(nuclear fuel cycle)’로도 확대했다. 이를 위해 1955년 체결된 ‘미·일 원자력협력 협정’을 1968년에 이어 1988년 다시 개정해 핵 프로그램과 시설을 건별이 아닌 포괄적 동의를 받는 ‘장기 사전동의 방식’으로 바꿨고, 우라늄 농축용 신형 원심분리기 개발 및 고속증식로 조기 실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모든 게 바뀌었다. 원자력 안전신화가 무너지면서 일본 내에서 1960년대 ‘안보투쟁’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탈원전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3월29일부터 매주 금요일 총리관저 주변에서 열리는 반원전 데모는 6월을 기점으로 크게 늘었고 정치권도 총선을 겨냥해 본격적으로 탈원전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민주당과 자민당은 여전히 원전 재가동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이 이끄는 오사카유신회나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국민생활제일당 등은 탈원전을 약속하고 있다.

    물론 경단련 등 경제계는 경제성장을 위해 원전 비율이 너무 낮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5% 이상 설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전력 부족에 따른 산업공동화마저 우려된다는 것이다.

    핵연료주기 정책을 포함한 에너지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최종 결정을 미룰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정부는 공청회(7∼8월)와 의견 공모(7월), 토론형 여론조사 등으로 국민여론을 수렴해 2030년 시점의 원전 비율(0%, 15%, 20∼25%)을 결정할 예정이다.

    원전에 대한 자국 내 반발과 함께 동아시아 주변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비판하는 점도 일본으로선 고민이다. 일본은 지난 6월20일 원자력기본법에 ‘안전보장’이라는 문구를 집어넣고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활동을 ‘평화목적’으로 한정한 규정을 삭제해 역풍을 자초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2007년 “일본은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도 지난 1월 핵무기 모의실험을 주장하는 등 우익 인사들은 핵무장 반론을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김용출(2012. 9. 3). 안전신화 깨지며 원전위주 연료정책 전면 재검토. [세계일보], 2012년 9월3일자, 12면.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2/09/02/201209020213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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