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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출의 화쟁 루트(和諍 Route)

  • [日 후쿠시마 원전사고 3년… 돌아오지 않는 봄] (下) 탈원전 기로에 선 일본
  • 운영자
    조회 수: 352, 2015.07.10 11:00:39
  • “후쿠시마(福島)를 잊지 마라.”

    지난 1일 도쿄 근교의 사미타마(埼玉)현 고시카야(越谷)시의 시청 옆 하천부지 광장에서는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3년을 맞아 탈원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 후 이같이 주장하며 고시카야역까지 행진했다.

     

    대규모 방사능 유출이 발생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이런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풀뿌리 현장에서는 원전 중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산업 현장에서는 화력발전소가 재조명받거나 재생에너지가 인기다. 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에너지수입 증가로 전기료 상승과 무역적자로 일본 경제가 우려된다며 원전 재가동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두 진영의 치열한 대결 속에 일본은 원전 재가동과 탈원전의 기로에 서 있다.

     

    ◆풀뿌리의 탈원전 열기…정치권에서도 고조

    풀뿌리 현장에선 탈원전이 대세다. 일본 정치의 심장부인 도쿄 나가타초(永田町) 총리 관저 앞에는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탈원전 집회가 열린다. 이 집회에는 시민단체와 노조원뿐 아니라 주부와 학생, 노인 등도 참여한다. 각종 탈원전 시위를 주도해온 ‘수도권원자력발전반대연합’ 등은 오는 9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영향권 안에 있다. 실제 시마네(島根)현 시민단체인 ‘시마네 원전·에너지문제 현민연락회’는 지난 1월 재생에너지와 원전에 관한 기본 방침을 담는 조례를 제정해 달라며 9만2827명의 서명을 모아 청원했다. 서명자 수는 현 전체 유권자 58만3637명의 16%에 달한다. 아울러 각 지자체도 앞다퉈 원전 대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늘리라는 탈원전 의견서를 채택 중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월 현재 3년간 455개 지자체 의회가 탈원전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했다. 이는 전체의 약 30%에 이른다.

     

    여론도 탈원전 의견이 많다. 니혼TV가 지난 2월14∼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원전 재가동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0.0%로 ‘찬성한다’는 응답(34.0%)을 압도했고 교도통신(2월22∼23일) 조사에서도 반대 의견이 54.9%에 달했다.

     

    최근에는 열기가 중앙 정치권으로도 옮아붙을 조짐이다. 비록 지난 2월9일 도쿄도지사 보궐선거에서 패했지만, ‘원전 즉시제로’를 내세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와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 간 연대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70년부터 원전 반대를 주장해온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는 “원전은 클린 에너지도, 사후 처리 및 사고 가능성을 감안하면 저렴한 에너지도 아니다”며 “이 정도 사고가 일어났는데 재가동을 추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통탄한다.

    ◆아베노믹스 위해 재가동으로 선회한 아베 정권

    아베 정부는 지난달 25일 원전 재가동을 사실상 용인한 ‘에너지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원자력 발전을 ‘중요 전원’으로 규정해 향후 원전 재가동과 신·증설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다.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 등이 비판하고 있지만, 아베 정부는 재가동을 밀어붙일 태세다.

     

    아직 사고 수습 가닥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재가동을 서두르는 이유는 전기료 인상에 따른 산업경쟁력 약화와 막대한 무역적자에 따른 아베노믹스의 좌초 우려 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서 가동 원전은 ‘0’이다. 전력 생산의 최대 30%를 책임지던 원전의 공백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화력 등으로 대체됐다. 연료 수입이 늘면서 도쿄전력 등 주요 전력회사는 모두 적자로 돌아섰고, 무역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전력회사들은 이에 전기료를 20% 이상 올리며 자구책에 나섰고, 전기료가 오르자 가정은 물론 기업들도 가격경쟁력 악화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원전 재가동으로 선회했다. 에너지정책을 총괄하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산업상은 “원전 제로 등의 전시성 정책은 책임 있는 에너지정책이라 할 수 없다”며 원전 불가피론을 펴고 있다.

     

    ◆기업들, 재생에너지 투자 가속

    기업의 행보는 더 현실적이다. 산업현장에선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태양광과 풍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종합상사인 마루베니(丸紅)는 지난달 미야자키(宮崎)현에 태양광발전소 운영에 나섰고, 미쓰이(三井)물산도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구마모토(熊本)현 아라오(荒尾)시와 후쿠오카(福岡)현 오무타(大牟田)시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소인 메가솔라를 설립했다.

     

    물론 아직까지 재생에너지원은 전력 생산의 2∼3%에 불과해 LNG와 석탄 등을 활용한 화력발전이 더 주목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의 복합발전 방식을 화력발전에 적용해 화력을 첨단화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사고 이후 도쿄전력의 가와사키(川崎)화력발전소와 간사이(關西)전력 히메지(姬路)제2발전소 등 6곳에서 첨단 복합발전방식이 도입됐고 2030년대까지 추가로 9곳에서 도입될 예정이다. 즉 LNG의 경우 가스터빈만 돌리면 발전효율이 40%대이지만 새 방식을 채택하면 60%대로 늘어 연료비는 절감되고 골칫거리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줄어드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도쿄·후쿠시마=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사진 설명>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입은 미나미소마시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한 화력발전소의 표지판.

     

    김용출(2014. 3. 4). [日 후쿠시마 원전사고 3년… 돌아오지 않는 봄] (下) 탈원전 기로에 선 일본. [세계일보],  2014년 3월4일자, 10면.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4/03/03/20140303005383.html?OutUrl=naver

     

    시민단체 ‘후쿠시마 액션 프로젝트’ 사사키 사무국장  “원전사고로 아이들 못 지킨 죄책감”… 후쿠시마 고통 세계 알려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에 사과합니다. 원전 사고로부터 어린이들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합니다. 원전 반대 운동을 했지만 원전을 끝내 멈추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합니다.”

     

    지난해 3월, 파란 눈의 독일인 100여명이 모인 뮌헨의 한 강당. 그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입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 3차례 사과한 뒤 탈원전을 호소했다. 1주일간 뮌헨 곳곳을 순회하며 이를 반복했다. 그의 호소는 독일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바탕으로 국제 사회를 향해 탈원전을 호소하는 시민단체 ‘후쿠시마 액션 프로젝트’의 사사키 게이코(佐佐木慶子·71·사진) 사무국장은 지난달 26일 모임의 주요 활동 내용과 성과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2012년 12월 결성된 이 단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탈원전 목소리를 내왔으며, 지난 1월에는 미국에서 열린 시민단체 ‘피스 보트’의 집회에 회원을 파견해 후쿠시마 사고의 고통을 알리기도 했다.

     

    중학교 교사를 은퇴한 2004년부터 평화운동 단체인 ‘후쿠시마 와와와’를 이끌던 사사키가 모임 결성에 나선 것은 2012년 9월 IAEA가 3개월 후 후쿠시마에서 세계 각료회의를 연다는 걸 알면서부터다. 그는 중요한 국제회의에 후쿠시마 사고의 피해자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곧 동료 10여명과 함께 준비모임을 만들고 시민 84명을 조직해 11월24일 모임을 결성했다. 모임에는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佐久) 전 후쿠시마 지사가 고문으로, 평화 운동가인 오부치 마리와 탈원전 운동가 무토 루이코(武藤類子)가 공동 대표 등으로 참여했다. 피스 보트로부터 보조금 25만엔(약 264만원)도 받았다.

     

    사사키 등은 IAEA의 ‘후쿠시마 각료회의’가 열리던 2012년 12월15∼16일 이틀 연속 회원과 시민운동가 200여명과 함께 ‘세계는 후쿠시마 사고를 직시하고 원전 폭주를 멈추라’고 외쳤다.

     

    그는 지금도 일본 경제산업성 앞에서 계속되고 있는 탈원전 농성의 효시가 된 유명 운동가이다. 사사키는 2011년 10월27∼29일 후쿠시마 여성들과 함께 탈원전을 주장하는 연좌농성을 벌였고, 시위 소식에 3일간 전국에서 1300여명이 가세해 큰 호응을 일으켰다.

     

    사사키는 현재 IAEA가 장래 후쿠시마현에 세우려는 연구시설 ‘후쿠시마 환경창조 센터’를 둘러싼 활동을 전개 중이다. 센터 안에 설치될 전시관에 원전의 안전신화만을 담을 게 아니라 사고 가능성과 방사능 위험성도 동시에 전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지진이 많은 일본에 54기의 원전을 만든 것은 자민당 정권이지만 이것을 받아들인 것은 결국 우리”라며 “아이들에게 파란 세상을 물려줘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는 게 내가 벌이고 있는 운동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김용출 특파원

     

    김용출(2014. 3. 4). 시민단체 ‘후쿠시마 액션 프로젝트’ 사사키 사무국장  “원전사고로 아이들 못 지킨 죄책감”… 후쿠시마 고통 세계 알려. [세계일보],  2014년 3월4일자,  10면.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4/03/03/20140303005384.html?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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