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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출의 화쟁 루트(和諍 Route)

  • <[MB의 비용] 공저자 고기영 교수> "혈세 수십조 날린 MB 해외자원 비리 재수사해야"(2018.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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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수: 51, 2019.04.18 20: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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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의 비용] 공저자 고기영 교수> "혈세 수십조 날린 MB 해외자원 비리 재수사해야"(2018. 3. 24)

    10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미래 먹거리’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해외 자원개발에 부지런히 나섰다. 국민 혈세 수십조원이 해외로, 해외로 투입됐다. 나름 명분도 있었고 필요한 사업이었지만, 계속해 부실투자 문제가 불거졌다. 그런데도 문제가 너무 단편적으로 다뤄진 데다가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하긴 어려웠다. 

     

    국민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스토리를 전달해주자며 몇몇 교수와 함께 가볍게 시작한 일이었다. 새롭게 쓰려고 하지 말고 기존에 밝혀진 내용을 잘 편집해 쓰려고 했다. 

     

    그가 맡은 분야는 해외자원 외교. 연구와 집필을 시작할 때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고들어 가 보니 그게 아니었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열심히 하려다가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인지, 애초부터 실패하려고 작정하고 투자한 것인지 구분을 못 하겠더라. 조금만 사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투자를 마구 했어요. 한두푼도 아니고 수조 단위로.”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외교 비리와 일탈, 문제를 조목조목 짚어낸 책 [MB의 비용](2015)의 공저자 고기영 한신대 교수(경제학)의 얘기다. 

     

    고 교수는 책에서 이명박 정부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너무 부실하게 진행해 에너지 공기업 3사(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의 빚만 5년 새 42조원이나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열심히 해보려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사업이 아니다. 뭔가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다”며 “자원 비리는 돈의 흐름을 추적해야 한다”고 검찰의 전면적인 재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고 교수는 최근 해외자원 비리와 관련해 포스코 쪽에서 계속 비리가 나오고 있다며 포스코 비리와 묶어 이명박 정권의 해외자원 비리를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그 전에 10년간 노력해 차곡차곡 창고에 쌓아둔 곡식을 홀라당 날려버린 정권이고,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한 정권”이라고 혹평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직후인 23일 서울 송파구 자택 인근에서 그를 만났다. 그를 만나러 가는 차 속에서 고개가 자꾸 창 쪽으로 밀렸다. 다음은 고 교수와의 일문일답. 

     

    ◆하베스트, 볼레오 등 엉터리 투자로 혈세 수십조 낭비 
    ―이명박 정권의 해외자원 외교를 총괄해보면. 
    “터무니없는 투자를, 말도 안 되는 투자들을 너무 쉽게 했다. 엄청난 손실이 생겼고 정작 투자를 주도했던 장본인들은 다 빠져버렸다. 예를 들면 공기업 사장들이 (해외자원 개발을) 주도했는데 그 사람들은 다 은퇴했고, 어마어마한 손실은 해결이 안 된 채 남아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뭔가.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 광구 사업이다. 처음에 석유공사가 인수가를 2조3000억원 정도 제시했지만 하베스트 측에서 거절했다. 3조2000억원 정도로 인수가를 올렸지만 또 거절당했다. 몇 차례 이런 과정을 거치고 하베스트가 1주일 시간을 줄 테니 꼭 인수하고 싶으면 정유시설 날(NARL)도 같이 사라는 역제안을 했다. 석유공사는 1주일 후에 하베스트와 날을 4조5000억원에 인수한다. 하베스트 3조원, 정유시설 1조원, 경영 프리미엄 5000억원. 지금 2조원의 가치도 없는 회사를 거의 곱빼기로 산 것이다. 날의 경우 원래 캐나다 국영석유회사가 갖고 있던 정유시설로 맨날 화재 나고 시설이 노후해 골치 아프니까 1986년 하베스트한테 1달러 받고 팔았던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1조원 주고 산 거다.” 

     

    ―엄청나게 비싸게 샀다는 얘기인데, 인수 과정의 문제점은 없었는가. 
    “메릴린치가 의뢰를 받고 5일 만에 보고서를 낸다. 정확히는 3일. 1조원 정유시설의 경제성 평가가 그 기간에 나올 수 없다. 메릴린치는 현장실사조차 안 해봤다. 석유공사는 그 보고서를 근거로 날을 인수한 거다. 이해가 잘 안 되는 것은 하베스트를 매입하려고 할 당시, 하베스트는 적자가 누적돼 거액의 손실을 본 상태였다. 그런 회사를 매매한다고 하면 사는 쪽이 갑, 파는 쪽이 을이어야 하는데 협상 과정을 보면 우리가 완벽하게 끌려갔다.” 
    그는 석유공사가 날의 경제성 평가를 의뢰한 곳은 메릴린치였는데, 그곳엔 이 전 대통령의 측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구속)의 아들이 근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하베스트의 현재 상태는. 
    “(날을 포함해) 현재 확정된 손실만도 2조원가 넘는다. 끌고 가도 회복될 여지가 없다. 지금은 팔 수도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들고 있어야 되고 들고 있으면 계속 또 혈세가 들어간다. 회수될지 안 될지 모르는 비용이 계속 들어가는 그런 상황이다.” 
    고 교수는 광물자원공사의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투자도 이미 2조원 정도의 손실이 났고 추가 손실까지 감안하면 3~4조원쯤 ‘날리고 나와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 형편없는 경우”라고 평했다. 

     

    ―아하, 이게 ‘MB의 비용’이군. 
    “그렇다.” 

     

    ◆“책임자 모두 MB 측근...배후 규명 위해 재수사해야”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한 부실 투자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 
    “공식적으로 부실투자 책임자는 공사 사장으로 돼 있다. 하베스트 건의 경우 당시 석유공사 사장인 강형원씨, 볼레오 광산은 당시 광물자원공사 사장 김신종씨가 책임져야 한다. 이미 검찰에 기소했는데 1심, 2심 모두 무죄 판결이 났다. 그렇게 부실한 줄 모르고 샀다는 게 이유였다.” 

     

    ―어마어마한 혈세를 날렸는데, 이들이 진짜 책임자인가. 
    “해외 자원외교 당시 3사 공사 사장은 MB(이 전 대통령) 측근이었다. 직접 MB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던, 손발이었던 사람들이다. 김 전 사장은 고려대 인맥, 강 전 사장은 소망교회 인맥, 가스공사 주광수 전 사장도 마찬가지였다. 중간에서 총리나 장관들이 지시하는 관계는 아니었을 것 같다.” 

     

    ―과연 공기업 사장들이 다 결정했을까. 
    “MB와의 연결고리가 있다. 하베스트의 경우 강 전 석유공사 사장은 하베스트의 고자세에 협상을 포기한 후 김성훈 석유공사 부사장과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 사이 당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두 사람에게 한국에 오는 대로 과천청사로 오라는 연락을 했다. 일요일임에도 두 사람은 최경환 장관을 만나고 난 후 다시 하베스트를 인수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그때 최 전 장관은 취임 한달 밖에 안돼 하베스트 인수에 대해 잘 몰랐을 텐데 뭐가 급해 일요일에 공관으로 나오라고 했겠나. 최 장관이 실무자인 사장과 부사장을 불러 지시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최 전 장관을 꼼짝 못 하게 잡아둘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구겠느냐. 나는 MB밖에 없다고 본다.” 

     

    ―해외자원외교에 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아까 말했듯이, 당시 공사 사장들은 1심, 2심 다 무죄판결 받지 않았나. 그래서 과연 검찰이 혐의 사항들을 다 조사를 해 기소 내용에 포함시켰는지, 기소는 했지만 정말로 잡아 들일 생각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검찰이 기소하고 조사한 게 다 박근혜 정부 때다.” 

     

    ―해외자원 비리에 대해 재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재판 중인 사안은 재수사를 못 한다. 새로운 증거를 가지고 새로운 기소를 해야 한다. 자원 비리는 돈의 흐름을 추적해봐야 한다. 이건 그런 권한을 가진 기관 아니면 못 한다. 이건 검찰이 해야 하는 거다. 최근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이 깊은 포스코 쪽에서 계속 비리가 나오고 있다. 이것과 묶어서 재수사를 해야 할 것 같다.” 

     

    ―국민들은 왜 해외자원 비리 문제에 주목해야 하는가. 
    “우리 돈이라서 그렇다. (해외자원 비리에 연루된 에너지 관련) 공사의 돈은 정부가 자본금을 댄 거다. 공사의 빚은 결국 정부가 다시 메꿔야 한다. 그 돈은 국민 세금에서 나온다. 지금 정부 예산 몇천억원이 없어 긴급한 사회복지시설을 못 만드는 상황에서 10조원, 20조원 되는 돈을 까먹고 있다. 국민 세금을 개인 용돈 쓰듯이 펑펑 쓰다가 다 날려버린 게 자원외교다. 당연히 세금을 낸 주체로서, 국가의 주인으로서 관심을 갖고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봐야 한다. 감시 안 하면 어떤 정권이 또 나타나 어떤 명목으로 세금을 어떻게 쓸지 모른다.” 

     

    고 교수는 그러면서 “남의 일처럼 보이지만 방치하면 자기 일이 된다”며 해외 자원 비리 문제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마르틴 뇌밀러(Martin Niemoller) 목사의 시 ‘그들이 왔다(First they came)’를 예시하기도 했다. 시는 아래와 같다.  

     

    “맨 먼저 그들은 공산주의자를 잡으러 왔지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노동조합원을 잡으로 왔지만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유대인을 잡으러 왔지만/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지만/ 나를 위해 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MB는 혈세를 자기 돈처럼 펑펑” 혹평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됐는데 왜 구속됐다고 생각하는가. 
    “이유는 딱 하나다. 국가의 재산을 자기 돈처럼 썼다는 거다. 국민 전체의 관점에서, 국가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라고 그 자리에 앉힌 건데 자기 재산 늘리는 데만 관심을 갖고 국가 재산을 개인 돈 쓰듯 엉뚱한 곳에 써서 다 날렸다. 이건 용서할 수 없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의 돈 욕심이 문제인가. 
    “다 가지려고 그러면 안 된다. 돈 욕심이 있으면 사업만 하지 왜 정치를 했는지 모르겠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런 욕심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 다스의 실소유주가 최대의 쟁점이 됐는데. 
    “현대차와 다스의 관계가 오랫동안 이어졌는데, 이는 다스의 주인이 누구인가와 관련이 있다. 그걸 보면 다스의 주인이 MB라는 게 거의 확실하다. 자동차와 하청업체는 완벽한 갑을 관계다. 그런데 다스만 예외다. 다스가 갑이고, 현대차가 을이다. (현대차 내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우리나라 대기업의 아이러니이기도 한데, 도와주고 싶어서 도와주는 게 아니라 안 도와주면 해가 생기니까 권력에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관료가 기업을 옥죌 수 있는 수단을 많이 갖고 있고, 관료의 목을 쥐고 있는 사람은 정치인이다. 정치인 중에서도 정권을 잡은 쪽 정치인의 말에 기업은 꼼짝 못 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 5년을 평가한다면. 
    “그전에 10년간 노력해 차곡차곡 창고에 쌓아둔 곡식을 홀라당 날려버린 정권이고,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한 정권이다. 당시 경제지표가 좋아졌다는 것들도 지금 다시 살펴보면 다 전보다 나빠졌다. 그런데 다 좋아졌다고 홍보해 나까지도 MB 때 경제는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결국 겉모양만 좋고 뜯어보면 정말 텅텅 비어있는 ‘빛 좋은 개살구’였던 정권이다.” 

     

    ◆2번의 터닝 포인트, “의미 있는 일 하고 싶어” 
    제주에서 태어난 고 교수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에 입학했고, 대학 시절 학생 운동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그는 인생에서 두번의 터닝 포인트를 만난다. 

     

    첫번째는 일본 유학. 그는 좌파 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 유학을 준비하려 했지만 선배의 권유로 일본 도쿄대학으로 유학을 간 것이다. 

     

    두번째 터닝 포인트는 현대자동차 생활이었다. 그는 일본 유학을 끝내고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8년 정도 근무했다. 
    “현대자동차에서 천당과 지옥을 다 맛봤다. 차장 1년 만에 부장으로, 부장 20일 만에 임원(이사)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한순간에 회사를 나오게 됐다. 회사에 있을 때는 우리나라가 헬조선인 줄 몰랐다. 그때 안 나왔으면 지금쯤 아마 잘나가는 임원으로 소문나 있을 거다. 그럼 나도 MB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 회사를 나오게 된 것 같다.(웃음)” 

     

    고 교수는 한국타카타주식회사 대표이사를 지내다가 4, 5년 전부터 한신대에서 경제학을 다시 가르치고 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웃었다. 
    “대학생 시절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학생운동에 참여한 이유는 나의 희생이, 우리 세대의 희생이 후배들과 자식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좋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진 상황에 놓인 젊은 세대를 보니 헛살았다는 생각이 든는군요. 다시 책임감이 생깁니다.” 

     

    김용출·김지연 기자 kimgija@segye.com  영상=이우주 기자 

     

    고기영 교수 프로필
    △제주 출생(1962) △서울대 국제경제학 졸업(1986) △도쿄대 경제학과 박사(2002) △현대자동차 이사(2002-2009), 한국타카타 대표(2010-2011) 역임 △현재 한신대 교수(경제학) △[MB의 비용] (공저)

     

    *이 글은 [세계일보]의 2019년 3월24일자 <결국, 다시 사람>의 인터뷰입니다.

    http://www.segye.com/newsView/20180323011007?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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